밤리단길에 예쁜 카페, 맛집이 곳곳에 있다고 해서 방문해 보았다. 밤리단길은 풍산역 근처에 있다. 우리 집에서 은근히 가까운 동네지만 처음 와본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일본식 라면 식당인 계단라멘이다. 밤리단길은 골목이 많고 주택이 많아서 찾아가기 은근 복잡하다. 그렇지만 지도 어플이 있다면 문제없지. 카카오맵으로 실시간 길찾기를 해서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카카오맵 살앙해오~
테이블링, 웨이팅 의자
계단라멘은 웨이팅이 있을 때도 있다고 한다. 입장 대기 순번을 예약할 수 있는 테이블링 기기가 있고, 옆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기다란 벤치가 놓여 있다. 매장이 만석이라서 기다려야 할 때, 테이블링에 연락처랑 인원수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으로 알림이 오는데, 내 차례는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나는 점심도 저녁도 아닌 시간대인 4시 반쯤에 이곳에 와서 자리가 널널했다.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
소품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입구 바로 근처에 스피커랑 피규어 이것저것이 놓여있다. 이 스피커에서는 일본 노래가 크게 흘러나왔다. 완전 일본 가게 컨셉이다. 정확히 무슨 장르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통 느낌의 노래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4인용 테이블은 매장 가운데 쪽에 딱 하나 있고, 나머지는 바(bar) 형 테이블이다. 바형 테이블의 특징은 마주 보는 사람이 없고 좌석 낭비라는 개념이 없어서 혼밥하기에 괜찮다. 4인용 테이블만 있는 식당이라면, 혼자서 4인용 테이블을 독차지하기에는 민망한 느낌이 있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부담 없이 혼밥하러 많이들 오실 것 같다.
벽은 일본풍의 인테리어들로 꾸며져 있었다. 고양이 그림, 일본어로 각인된 나무 등등.
계단라멘 메뉴
돈코츠 라멘
1. 계단라멘 10000원 (기본/진함)
토핑: 목이버섯, 차슈, 계란
2. 모츠라멘 11000원 (기본/진함)
토핑: 목이버섯, 차슈, 계란, 튀김막창
※ '육수 진함'은 농도와 염도가 높아진다.
※면의 삶기 정도 선택이 가능하므로 필요시 직원에게 요청하기.
음료
1. 제로콜라 2000원
2. 사이다 2000원
3. 얼그레이 밀크티 5000원
주류
1. 생맥주 5000원
2. 생맥주 1글라스 1500원
더하기
1. 차슈 추가 1500원
2. 면 추가 1000원
3. 계란추가 1500원
4. 막창추가 1500원
5. 공기밥 1000원
덮밥 (공깃밥 사이즈의 미니 덮밥)
1. 차슈 덮밥 4500원
일본식 삼겹살, 특제간장소스가 올라간 덮밥
2. 다마고밥 2500원
계란지단, 돼지고기가 올라간 덮밥
김치, 단무지, 비법매운소스, 종지, 수저, 냅킨, 종이컵, 손소독제, 물이 세팅되어 있었다. 내가 앉기 전부터 놓여있던 것으로 보아, 손님이 나가도 치우지 않고 계속 저 저리에 두는 건가 보다. 김치, 단무지, 물은 냉장고에 둬야 시원함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을 텐데. 손님이 꾸준히 오고 가기 때문에 즉, 회전율이 빨라서 그런 건가?
계단라멘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벽에 붙어있었다. 오케이 저대로 먹어보겠소!
계단라멘의 육수는 돼지사골과 닭을 이용해 14시간 이상 진하게 직접 끓인다고 한다. 육수 기대 기대!!!
고양이가 냅킨 위에 누워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 같다. 푹신푹신하니...?
냅킨 보관함은 따로 없이 테이블에 뭉치째로 놓여있었다. 보관함 없이 저렇게 개방된 냅킨은 처음 본다.
내가 주문한 메뉴
이곳의 메인메뉴인 라멘에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계단라멘과 모츠라멘. 둘의 차이는 바로 막창이 들어갔느냐의 여부! 좀 더 풍성한 토핑과 맛을 원했기에, 고민할 필요도 없이 막창이 들어간 모츠라멘으로 선택했다.
"모츠라멘 기본맛 주세요~"
라면을 한참 맛있게 먹다가 중간정도 먹을 무렵에 다마고밥을 시켜서 먹기로 계획했다. 여기 오기 전에 원래는 차슈덮밥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모츠라멘을 먹는 도중에 포만감이 금방 차서 이대로라면 라면 1그릇으로도 충분하겠다 싶었다. 차슈덮밥까지 먹으면 너무 과할 것 같은 느낌? 아무래도 기름진 삼겹살이 들어있으니까. 그래서 좀 더 라이트한 다마고밥으로 메뉴를 바꾼 것이다.
모츠라멘 기본맛
모츠라멘은 주문하고 나서 금방 나왔다. 5분 정도 걸린 듯!
육수의 농도는 기본과 진함 중에서 기본으로 골랐다. 평소에 짜게 먹지 않는 편이라서 기본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집에서 요리할 때 소금 안 넣고, 만두 간장에 안 찍어 먹고, 순대 소금에 안 찍어 먹는다. 저염만 먹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저염을 추구하는 편.
짜고 농도가 짙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한다면 진함으로 고고하고, 나처럼 짜게 먹지 않는 편이거나 무난한 입맛의 소유자라면 기본으로 고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본도 어느 정도 짭조름하기 때문이다. 기본이라 해서 맹탕 절대 아님!
돈사골과 닭을 이용해 14시간 이상 직접 끓인 육수. 그리고 목이버섯, 차슈, 삶은 계란, 튀김막창이 들어간 모츠라멘. 토핑 여러 종류 들어가서 알찬 것 보세요. 보자마자 맛있겠다는 생각 했고, 군침이 돌았다.
가장 먼저 먹어본 것은 국물인데, 약간 짭짤했고 사골 우러난 맛이 났다.
불에 구운 차슈, 튀긴 막창 비주얼 미쳤다. 그런데 차슈는 약간의 잡내가 났고 아주 부드러운 편은 아니었다. 막창은 구운 게 아니라 튀긴 거라서 오히려 좋았다. 바삭한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토핑 중에서 내겐 막창이 베스트였다.
계란! 반으로 커팅한 다음 촬영했다. 딱 알맞은 반숙이다. 비주얼도 토핑들과 잘 어우러졌고, 반숙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이 만족스러웠다. 완숙보다 반숙을 좋아하는 나. 요거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정수기 물이 아니라 구수한 차라서 좋았다. 식당에서 제공해주는 물이 차면 성의 있게 느껴진다. 물은 내가 앉기 전부터 테이블에 나와있었지만 미지근하지는 않았다. 내 기준 온도는 딱 좋았다. 시원하지만 차갑지는 않은? 겨울이라서 너무 차가운 건 안 땡겼을 듯.
라멘이랑 같이 먹으면 환상의 조합인 김치랑 단무지도 있었다.
다마고밥
모츠라멘을 절반 정도 먹을 쯤이었다. 슬슬 덮밥을 추가로 주문해야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는 어느 정도 찼다. 한 번에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닌 나의 기준에서 모츠라멘 한 그릇 먹고 카페에서 음료랑 디저트 먹으면 충분했을 테지만, 여기 덮밥을 꼭 먹어보고 싶어서 기어코 다마고밥을 추가 주문했다.
"다마고밥 주세요~"
다마고밥 두둥 등장. 공깃밥 크기의 미니 덮밥이다. 그릇 바닥에 육수가 소량 깔려있고 밥 위에 계란지단, 돼지고기, 파가 올라갔다.
가격은 2500원.
다마고밥을 전체적으로 섞어주었다. 안에 육수가 조금 들어가 있어서 섞으니까 밥알이 촉촉해지고 윤기가 감돌았다. 한 숟가락 떠서 모츠라멘 국물에 적신 후 먹어보았다. 오 딜리셔스~ 촉촉한 식감이었다. 모츠라멘의 짭짤한 국물은 밥과 섞여서 그 짠맛이 중화되었다.
카라이라멘
계단라멘의 특제 비법매운소스!
라면을 즐겨 먹다가, 중간 정도에 이 소스를 한 스푼 퐁당 넣어주면 매콤 매콤한 카라이라멘으로 변신한다고 한다. 해장에 좋다고 한다.
양념들이 아래에 가라앉아 있어서 섞어주고 한 스푼 떠서 라멘국물에 투하했다. 불그스름하게 변한 모습.
매콤해졌다. 약간 칼칼한 느낌. 매운 것을 잘 먹는 편이 아닌 나에게도 악, 너무 매워! 이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더 넣었으면 목이 칼칼하고 헛기침 나왔을 수도. 가게가 추천하는 메뉴얼대로 내겐 한 스푼이 딱이었다.
계단라멘에서 식사하고 나서 비건 베이커리 카페인 오무오무에 다녀왔다. 쑥라떼, 단호박케익을 주문했다. 자연의 재료들을 사용한 비건카페! 이 글도 읽어보세요~!
▼ 오무오무 포스팅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