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대구 여행 2박 3일 다녀오기 다른 날의 여정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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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혼자 여행 2박 3일
-2일차-
오전 11시 15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왔다. 게하 체크아웃이 11시인데 꽉꽉 채워서 머물렀다. 어제 아침 일찍 일어났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콘서트까지 다녀와서 피곤했는지 딥슬립한 것이다.
대구 여행 2일차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동성로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홀리데이 비지터샵에 가기로 했다. 오픈시간을 검색해보니 11시 30분. 아직 오픈 전이라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점심 식사 <전주소반>
주소: 대구 중구 중앙대로 412-26
영업시간: 월~일 11:00~21:30
(15:30~16:30 브레이크타임)
(20:45 라스트오더)
들어오니까 커다란 장롱(?)이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장롱인지 캐비닛인지 모를 이것은 무엇을 보관하는 곳일까? 한식집에 이렇게 큰 가구가 놓여진 것은 처음 본다.
전주소반 식당은 은근히 넓었다. 안쪽과 바깥쪽이 분리된 듯한 느낌을 주는 파티션이 존재했다.
안쪽은 아늑한 느낌. 바깥쪽은 탁 트인 느낌. 아늑한 느낌을 좋아해서 안쪽에 앉았다. 책꽂이랑 음식사진 붙어있는 것에서 소소한 감성 무드가 느껴진 것도 이쪽 자리를 선택한 이유다.
내가 앉은 자리. 11시 25분 정도에 들어왔는데, 들어왔을 당시에는 손님 한 테이블 있었다. 그런데 빈자리들은 하나둘씩 금방금방 채워졌다. 책꽂이에는 식당에 걸맞게 음식 관련 책들이 꽂혀 있었다.
정식류(소 된장 돌찌개+양푼이, 돼지 김치 돌찌개+양푼이, 석갈비찜+된장찌개, 숯불구이+된장찌개)는 2인분 이상만 주문 가능하다. 그 외는 1인분 주문도 가능!
돼지 김치 돌찌개+양푼이 요거 군침 돈다. 하지만 2인분 이상 주문 가능이라서 포기했다. 육회밥이랑 육회비빔밥 중에서 깨나 고민했다. 야채 이거저거 들어가서 푸짐한 비빔밥을 상상하며 이 녀석으로 초이스. 가격은 13000원. 그냥 야채비빔밥도 아닌 '육회'가 들어간 비빔밥에 된장찌개까지 나오는데 13000원이면 오케이 나쁘지 않아.
육회비빔밥+된장찌개 두둥 등장. 반찬으로는 메추리알 장조림, 미역줄기, 잡채, 어묵볶음이 나왔다. 대접의 효과와 여러 재료가 들어가서 푸짐함이 극대화되어 보인다.
육회비빔밥에는 육회, 계란지단, 적채, 배, 상추, 양배추, 깻잎, 김 등의 재료가 들어갔다.
된장찌개의 양은 소짜이며 두부, 양파, 대파 등이 들어갔다. 찌개 중에서 내 최애는 바로 된장찌개다. 자주 가는 분식집에서 한동안 된장찌개만 시켜 먹은 적이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 건강에 좋은 재료들이 여러가지 들어가서 든든하고 구수한 맛이 중독성 강하다. 아무튼, 오늘 싹싹 비우겠어. 텅텅 빌 각오 하시오.
육회가 들어가서 쫄깃했다. 촉촉해보이는 비주얼. 맛있었다. 된장찌개와의 조합은 황홀했다. 대접이 커서 비빔밥 양이 많았다.
소품샵 <홀리데이 비지터샵>
주소: 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184
영업시간: 매일 11:30~20:00
점심식사 후 홀리데이 비지터샵에 왔다. 홀리데이 비지터(holiday visitor)는 휴일 방문자라는 뜻이다. 쉬어가는 느낌, 놀러가다가 방문하는 느낌이 든다. 여행객으로서 한번 들러보고 싶어지는 타이틀.
러그, 컵, 와인잔, 인형, 노트 등 이것저것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팔고 있었다. 가격은 비쌌다. 노트 하나에 2만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경할 당시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내 취향인 노트들이 많다. 레트로 분위기, 풍경사진이 들어간 표지 등.
카페 <해브아워>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2길 50-11 1, 2층
영업시간: 매일 12:00~22:00
(21:30 라스트오더)
동성로에 위치한 해브아워는 넓은 데다가 3층의 루프탑까지 이용할 수 있는 중대형 카페다. 인스타에서 사진으로 보고 와, 여기는 꼭 가봐야지 마음 먹었던 곳.
13시 10분에 입장했다.
나는 딸기 크로플이랑 아이스크림 라떼를 주문했다. 딸기 크로플 7000원, 아이스크림 라떼 6500원.
아이스크림 라떼 JONMAT! 스푼으로 아이스크림만 단독으로 야금야금 떠먹다가, 커피에 적셔 먹기도 하다가, 나중엔 퐁당 담가서 먹었다.
크로플은 나이프로 잘 잘렸다. 그냥 크로플 말고 딸기 크로플로 골랐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생딸기가 들어가서 프레쉬했다. 해브아워에서 주문한 메뉴들은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카페 내부가 어두운 편이라서 기대한 분위기와는 달랐다. 특히 안쪽은 그림자져서 많이 어두웠다. 핑크 컬러의 건물답게 내부가 화사했으면 더욱 조화로웠을 텐데. 다크핑크라서 분위기가 다소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내부는 깔끔했다. 그리고 규모가 커서 답답하지 않았다.
3층도 올라가서 루프탑을 구경해보았다. 바닥에 무수히 깔린 돌의 색도 해브아워의 상징 컬러로 맞춰져 있었다. 2월이라 추워서 루프탑에 자리를 잡은 손님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행 1팀이 있었다. 오, 신기해라.
날씨 좋은 날에 3층 인기 엄청날 듯하다. 핑크색으로 물든 바닥을 포함해 전체적인 분위기가 예뻐서 사진 찍기도 좋아 보인다. 포토존으로 추천!
소품샵 <나그놀>
다음 방문한 곳은 나그놀(NAGEUNOL) 동성로점이다. 건물 외관부터가 이목을 끌어당겼다. 으리으리하기도 하고, 깔끔하다. 여기는 사전에 알아보고 방문한 게 아니라,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무엇을 파는지 가게 안을 힐끔 살펴보았다. 악세서리들을 팔고 있었다. 오, 여기 들어가보자. 그렇게 즉흥적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나그놀은 3층까지 있다. 1층은 악세서리 위주로 팔고 있었다. 중간중간 향초도 있었다. 심지어 1층에서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데, 여기에서도 악세서리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여기 규모 뭐야? 소품샵인데 웅장함 미쳤다!
2층에는 가방, 벨트 등 패션잡화들과 액세서리와 치약 칫솔 등 생활용품들이 있었다. 파우치, 모나미 볼펜 등 문구류도 있었다. 액세서리에 각인도 할 수 있다.
3층은 문구들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다이어리, 포스터, 스티커, 메모지 등! 문구 덕후라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매장이 넓고 상품이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미피 포스트카드랑 써지컬스틸 귀걸이를 구매했다. 미피 포스트카드는 각기 다른 그림으로 5장 들어있었다. 화장실 문에 붙여야겠다.
써지컬스틸 귀걸이라서 믿고 샀는데 착용 후 아쉽게도 귀에서 고름이 났다. 소독을 더욱 꼼꼼히 해보고 다시 껴봐야겠다.
하이마트 음악감상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이색 놀거리가 없을까?싶어서 찾아보았다가 발견한 곳.
음악감상실인데 앞에 '마트'라는 이름이 붙어서 신기하다. 전체적으로 고즈넉한 분위기 낭낭하다. 할머니랑 아주머니가 운영하고 계셨다. 이용 요금은 1인당 8000원이다. 현금 8000원을 드렸다. 카드결제가 되는 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현금을 드리고 싶었다.
음악감상실 안으로 들어왔다. 두 팀이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다. 나는 위 사진에서 두 번째 줄 자리에 앉았다. 어두운 실내 조명과 내부 인테리어는 무척 잘어울렸다. 앞에는 무대가, 무대 오른쪽에는 피아노가 놓여있다.
클래식 곡들이 나오다가 옛날 발라드도 나왔다. 잘 모르는 곡이 대부분이었지만 분위기가 아늑해서 들었을 때 편안했고 집중이 잘 되었다.
주스, 녹차, 커피 중에서 고르라고 하셨는데 당장 마시고 싶은 게 없어서 그냥 시원한 물로 달라고 말씀드렸다. 물은 제공하기 어렵다고 하셔서 그러면 다른 차가 있냐고 여쭈었다. 조금 생각하시더니, 국화차는 괜찮아요?라고 하셨다. 네, 국화차로 주세요.
하이마트 음악감상실 사장님께 듣고 싶은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시끄럽지 않고, 분위기 있으면서도 가사에 특별한 메시지가 담긴 노래로 골라 요청드렸다.
사장님: 어떤 거 듣고 싶으세요?
나: (조심스럽게) 윤하의 별의 조각이요...
사장님: 음반으로 트는 거라 없을 수도 있어요. 옛날 곡들 위주로 가능해요.
그렇다. 음반으로 트는 거라서 요청한다고 모두 가능하지는 않았다.
하이마트 음악감상실에는 1시간 정도 머물렀다.
카페 <접속>
내가 앉은 자리다. 기대에 부풀은 채로 접속 카페에 들어왔는데 사장님이 자리 다 찼다고 했을 때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 절망적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한 팀이 퇴장했다. 타이밍 좋게도 빈 자리가 생겼다. 게다가 예쁘게 꾸며진 자리가 비어서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사장님: 아, 저기 자리 비었네요.
나: 자리에 가방 있는데...
사장님: 저건 소품이에요.
저 빨간 가방은 손님이 걸어놓은 줄 알았는데 소품이었다. 힙하다.
메뉴판이 엄청 특이하다. 그림판 옛날 버전을 메뉴판으로 만들었는데, 일렉트로닉한 분위기랑 옛날 생각나는 레트로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런 힙한 메뉴판은 처음 본다. 메뉴판부터 심상치 않았다. 그런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카페에서는 주문한 메뉴가 다 되면 보통 진동벨로 알려주는데, 여기는 숫자가 적힌 유희왕 카드를 닮은 카드를 건네주시더니 자리로 음식을 갖다준다고 하셨다. 유희왕 닮은 카드라니, 신박하다!
내가 주문한 메뉴. 오늘의 케이크, 율무 라떼.
오늘의 케이크는 매일 나오는 메뉴가 달라지는 랜덤 방식이다. 무엇이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신선하고 이벤트적인 요소를 좋아하는 나는 당연히 오늘의 케이크를 주문했다.
키티가 데코된 브라우니 케이크가 나왔다. 꺅, 너무 귀엽다. 꽂혀있던 2개의 촛불에 사장님이 직접 불도 붙여주셨다.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먹지?
율무 라떼도 빨대가 특이하고 잎으로 장식해주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카페 '접속'은 키티 덕후, 레트로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키티 인형들 엄청 많은 것좀 보세요. 키티 무리들 옆에 옛날 TV도 시선강탈 제대로 한다. 저 TV는 실제로 작동한다. 몇 초 주기로 화면이 전환되는데, 아마 일반적인 TV는 아니고 장식용이 아닐까 추측한다.
코자자 모텔
주소: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99길 52
코자자 모텔은 4만원에 예약했다. 어제(토요일) 날짜로 모텔 예약하려면 죄다 7만원 이상 줘야했는데 일요일인 이날은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다행이다. 참고로 어제는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다. 게스트하우스 이용 후기는 대구 여행 1일차 포스트에 짧게 남겨두었다.
대구에서 유명하다는 서문시장은 이 모텔에서 가까웠다. 서문시장은 22시까지 야시장도 열린다고 한다. 오, 여기 가서 저녁 먹어야지.
모텔에 짐을 풀고 침대에 누웠다. 역시 게스트하우스보다는 모텔이 편하다. 어제 게하 이용했다가 모텔 오니까 모텔이 궁궐처럼 느껴진다. 조금만 쉬었다가 이따 야시장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누워있다 보니 온몸에 노곤함이 몰려왔다. 너무 피곤해서 잠시 잠들었다. 9시 15분에 나와서 9시 30분쯤 서문시장에 도착했다.
서문시장
야시장 가려고 룰루랄라 기대하면서 왔는데 이게 웬걸. 영업 중인 곳은 보이지 않았다. 22시까지라면서요...
모텔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라 난 운이 좋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했는데...흐음.
아쉬운 마음은 뒤로한 채, 다시 모텔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뗐다. 근처에 저녁 먹을 데가 있나 둘러보았다. 이쪽이 번화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문 열린 식당은 없었다. 결국 모텔로 복귀한 다음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다.
배달음식 <덮밥의 정석>
치킨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치킨이랑 밥 중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밥을 시켜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냈다. 아무래도 밥을 먹어야 든든하지 않겠나. 게다가 나는 닭 한 마리는 다 못 먹으니까 분명히 남을 텐데, 집으로 싸갈 수는 없으니 남은 치킨은 버려질 게 분명하다. 그럼 아깝다. 따라서 치킨은 포기하고 밥을 먹자!라고 말이다.
덮밥의 정석에 배달 주문하기로 선택했다. 양이 많아서 푸짐하고 맛있다는 후기가 많았다. 항정 덮밥을 시켰다. 후기들처럼 정말로 양이 많고 맛있었다. 고기가 많이 들어있었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고기 반 계란지단 반이다. 하얀 소스가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